[시민인터뷰] 50년 자전거 한 길, 따릉이포 자전거 장인 부부 최양숙,한성호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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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보실 | 조회수 | 2001 |
등록 부서 | 경영전략본부 | 등록일 | 2022-06-28 14:49:36.0 |
시민과 함께 소통하며 서울을 가꾸어 가는 서울시설공단. 공단이 운영하는 여러 인프라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코너 <人·터·view>
오늘은 서울시민이 애용하며 제3의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은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서울시민이 이용하는 따릉이도 이용량이 많다보니 아플때가 있는데요. 그런 따릉이들을 모아서 수리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입고된 따릉이는 서울 각지에 위치한 따릉이 관리소에서 수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관리소외에도 골목사업 상생을 위해 일반 자전거점과 협업하는 수리위탁 <따릉이포> 사업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는데요. 이 달에는 고장난 따릉이가 다시 시민들이 타고 다닐 수 있도록 고쳐주는 <따릉이포>를 운영하시는 자전거점 사장님을 만나뵙고 왔습니다.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는 아침,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삼천리 자전거 연희점을 방문했습니다.
벌써 판매용 자전거가 가게앞에서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 있네요. 마침 조금전 도착한 따릉이 배송차량 앞에서는 멋진 백발의 따릉이포 한성호 사장님과 배송담당 김정연 주임님이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반갑게 두 분과 인사를 나누고 취재를 시작합니다. 아침부터 따릉이 배송차량 적재함에는 곳곳이 고장나 수리를 기다리는 따릉이들이 여럿 실려있는데요.
하나씩 조심스레 배송차량에서 내려 자전거점으로 입고가 시작됩니다. 따릉이의 무게가 가벼운 편이 아닌데도 백발의 사장님은 가뿐히 자전거를 들어 자전거점 앞에 내려놓으시는 걸 보며 예사로운 분이 아니시구나 생각이 듭니다.
아침에 입고된 자전거는 총 8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니 손봐야 할 부분들이 여러군데 눈에 띕니다.
앞바구니와 휀더가 휘어있거나 브레이크가 말을 안듣고 타이어 바람이 빠져있기도 하고 여러군데 아픈 곳이 있어 자전거 병원인 <따릉이포>를 찾아온 여러 따릉이들,
그동안 많은 시민들의 발이 되어 서울 곳곳을 누비고 다녔던만큼 아픈 곳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따릉이 또한 교통수단, 차량의 일종이기 때문에 주기적인 정비와 관리는 필수적이지요.
여전히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만큼 사모님이신 최양숙 사장님은 입고된 자전거의 소독을 빠짐없이 진행하십니다. 한성호 사장님은 자전거 상태를 하나하나 면밀히 살펴보십니다.
하나씩 정비대로 올라간 자전거들을 꼼꼼히 살피시며 정비를 시작하시는 한성호 사장님. 벽면에 가지런히 걸려있는 여러공구들을 보며 켜켜이 시간이 쌓인 자전거점의 흔적을 느끼게 합니다.
구부러진 바구니를 펴는 공구가 예사롭지 않은데요. 일반 자전거 앞바퀴 포크를 개조해 공구로 만들어 사용하신다는 사장님의 말씀을 들으며 오랜 미캐닉의 노하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배송차량과 함께 검수차 들리신 따릉이 강북관리소의 맹관영 주임님께서 사장님께서 자전거 정비공구를 손수 즐겨 만들어 쓰신다고 귓띰을 해주십니다.
문득 자전거 일을 얼마나 하셨나 여쭤보니 올해로 50년이 넘으셨다고 담담히 말씀 하십니다. 50년.. 강산이 5번 변하는 시간, 반백년의 시간동안 자전거 일을 해오셨다니 경외감과 함께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것도 한 동네를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20살 초반부터 70대인 지금까지 자전거 외길을 걸어오신 진정한 장인이셨습니다.
그런데 따릉이를 하나하나 정비하시는 모습이 고가 자전거를 다루듯이 섬세하고 정성스러우십니다. “정비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사고 위험성도 있고 타시는 분들이 불편을 느끼실 수 있거든요. 제가 잘못 수리하면 타시는 분이 사고라도 날 수 있기에 되도록 완변하게 수리하려고 합니다.”
50년간 자전거를 정비하신 장인 미캐닉(정비사)다운 철학과 꼼꼼함이 묻어나는 짧고 명확한 말씀이십니다.
“사장님께 자전거를 맡기면 다른 자전거점 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립니다. 그만큼 꼼꼼하게 수리를 하시더라구요. 물론 다른 자전거점도 다들 수리를 잘해주시지만 한성호 사장님은 특히 정말 정성스럽게 수리를 해주십니다.” 오늘 고장난 따릉이를 싣고오신 배송담당 김정연 주임님의 말씀입니다.
바깥에서는 인터뷰와 촬영으로 한창 바쁘신 사장님을 대신해 따릉이 전문미캐닉 맹관영 주임님이 마침 자전거점에 수리하러 온 시민의 자전거를 잠시 봐주고 계십니다. 이른 오전시간인데도 사장님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적지 않네요.
인터넷 블로그나 여러 후기를 통해서도 삼천리 자전거 한성호 사장님에 대한 글이 여럿 올라와 있는걸 발견했는데요. 그만큼 동네에서 오래 자전거 일을 하시면서 쌓은 명망과 덕으로 많은 단골손님이 이 곳을 찾는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 그리고 기업, 한 가게에 대한 이미지는 하루 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겠지요. 그 사람과 그 사람의 행동들이 쌓여 오늘의 동네에서 유명한 자전거점이 된 것이겠지요.
함께 자전거점을 운영하고 계시는 최양숙 사장님은 수리가 끝난 따릉이의 헤어지고 떨어져나간 스티커와 서울자전거 로고를 정성스럽게 재부착 하시고 계십니다.
타이어 튜브 바람이 새어 공기가 빠져나간 따릉이 튜브도 교체해야 합니다. 타이어에서 튜브를 빼내고 나서는 기존 타이어에 남아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새 튜브로 교체하십니다. 사장님 두 팔에 가득한 근육이 50년 자전거 미캐닉의 경력을 대신 말해줍니다.
수리작업을 마친 따릉이, 두 사장님은 정성스레 따릉이의 지저분한 오염부위를 닦아주십니다. 시민의 재산인 공공자전거가 다시금 생명을 부여받는 순간입니다.
따릉이 정비작업을 끝내신 사장님과 잠시동안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Q. 간단히 본인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연남동에서 따릉이포를 3년째 운영하고 있는 한성호입니다.
Q. 자전거 정비를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20대 초반 장래 직업에 대해 생각하다가 형님의 추천으로 자전거 정비를 배우기 시작했고 어느새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 동네에서만 쭉 50년 가량을 계속했어요. 이 가게는 이 동네 3번째 가게입니다.
Q. 요즘 주로 판매되는 자전거는 어떤 종류인가요?
A. 예전과는 다르게 자녀를 많이 가지지 않는 분위기라 10년전만 해도 어린이 자전거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어린이 자전거를 아예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청소년이나 성인들의 자전거 수요가 많죠.
Q. 따릉이포를 신청하신 계기가 있으시다면?
A. 따릉이 사용자와 운영 대수가 늘어나면서 수리와 정비가 필요한 자전거가 많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전거 정비는 철저히 하지 않으면 사고의 위험성이나 불편함이 크기 때문에 완벽히 정비해야 겠다는 사명감과 일에 대한 보람도 있을 것 같아 따릉이포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Q. 따릉이의 주요 고장부위가 있을까요? 수리하시면서 안타까운 점이 있으시다면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주로 타이어 펑크 수리가 가장 많아요. 체인장력이 느슨해진 경우도 많은데 그럴때는 체인이 빠져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빨리 수리해줘야 합니다. 그 외에 브레이크나 패드등의 제동장치나 페달등 다양한 부위의 수리가 들어와요. 아무래도 자기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들 하셔서인지 함부로 타다가 일어나는 고장이 많아보여요.
그리고 도로에서 따릉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중에 무척 난폭하게 이용하는 분들도 계신데 안전에 유의하면서 탔으면 합니다. 그럴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Q. 평소 자전거 수리에 대한 정비철학이 있으시다면?
A. 자전거만 보면 그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느정도 알 수 있어요. 자전거를 점검해보면 어떤 방향으로 정비를 해야 손님이 이 자전거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탈 수 있을지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며 건강상태를 알 수 있듯이 자전거도 앞으로 발생할 고장부위를 예방하는 수리를 손님과 협의하며 진행하고 있어요.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안전한 방향으로 미리미리 예방하는 안전조취를 취합니다. 부품상태를 보며 언제까지 탈 수 있겠다거나 얼마뒤에는 교체를 해야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안전하게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Q. 정말 우리동네 의사선생님 같으시네요. 따릉이포를 운영하시면서 보람있으신 점 그리고 따릉이포 제도에서 아쉬운 점도 있으실까요?
A. 아쉬운점은 딱히 없고 현재 잘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서울시에서 따릉이를 보급해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안착을 시킨건 굉장히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자동차에서 내뿜는 공해물질을 줄이는데 자전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서울시에서 나서서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따릉이를 만든건 잘한 것 같고 자전거 인구도 따릉이를 통해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따릉이를 제가 고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도 느끼고 있어요.
Q. 한편으로는 따릉이가 늘어날수록 사장님 입장에서 힘든 점은 없으실까요?
A. 꼭 그렇게만 생각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자전거점의 성공은 운영하는 분들의 운영철학과 고객만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따릉이가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올바른 영업 노하우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요즘 자전거를 인터넷에서 구입하기도 하고 해외직구를 하기도 하지 않습니까? 직구를 했건, 인터넷 구매를 했건 자기 점포에서 구매를 하지 않으면 정비를 해주지 않고 해주더라도 비싸게 받고 그러면 고객들이 다시 올까요?
‘저는 자전거 타는 모든 이가 내 고객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서 구매를 했든지 간에 ‘좋은 물건 잘 구매 하셨네요’ 하고 간혹 시세보다 비싸게 구입하셨더라도 ‘비싼 만큼 좋은 물건이겠지요’ 라고 합니다. ‘정비를 잘해야 오래탈 수 있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최선의 정비를 해드리려고 해요. 어디서 얼마를 주고 샀네, 물건이 좋지 않네, 이런 이야기는 절대하지 않습니다.
가끔 고객 중에 까탈스러운 분도 더러 계시지요. 그런 분들은 더욱 신경 써서 말뿐이 아니라 실천으로 성의를 보여 작업을 해드리면 다시 찾아오십니다. 그런 분들은 다른 곳에서는 환대 못받거든요 (웃음) 여기 오시면 원하는대로 해드리니까 (웃음)
고객이 기분이 좋아져야지 또 오시고 기분좋게 돈도 쓰시는 거죠. 그렇게 운영을 하니까 제가 ‘그냥 해드릴께요’ 하더라도 고객이 먼저 돈 받으시라고 강제로(?) 주고 가십니다. 그러면 성의니까 받아야 겠지요 (웃음)
Q. 50년을 자전거 업계에 계셨으면 실례지만 올해 연세가?
A. 한국나이로 73세예요. 안사람은 2살 적구요.
Q. 전혀 70대로는 안보이시는데 두 분이 젊게 사시는 비결이 있을까요? 그리고 언제까지 자전거 일을 계속하실 생각이신지요.
A. 사람이 살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다보니 그나마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힘닿는데 까지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사람은 움직이지 않으면 건강도 나빠지고 마음도 가라앉고 금방 늙어버리거든요. 게다가 이 일을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잖아요.
가장 중요한건 돈을 많이 벌고 못 벌고는 중요하지 않고 본인이 주어진 삶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느냐 인 것 같아요.
Q. 자전거 정비하시는 것을 옆에서 보니 정말 정성스레 정비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A. 그렇죠 철저하게 해야죠, 예를 들어 정비를 마치고 고객이 타고 갔는데 정비가 잘못되서 조그마한 사고라도 났다고 하면 그건 정비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지요.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어느 자전거가 돈이 되고 덜 된다가 아니라 모든 자전거와 고객은 다 동등하고 똑같이 정비해야 한다 생각하고 정비에 임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따릉이와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A. 첫째로 자전거는 하나의 교통수단 입니다. 안전하게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두번째는 정비를 미리미리 잘해야 한다는 것이죠. 따르이도 정말 내 물건같이 소중하게 다루시면 타는 사람과 자전거 둘 다에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내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70대가 되신 지금도 늘 건강하시고 밝은 모습을 유지하시는 자전거 장인 부부,
50년간 자전거 한 길을 걸어오신 두 분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도 어떻게 나이들어가야 할지, 어떤 노년을 보내야 할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타인을 존중하며 늘 긍정적인 삶의 가치관을 보여주시며 몸소 실천하고 계신 모습을 평소 존경하고 있었다는 따릉이 젊은 미캐닉 맹관영 주임님과 한성호 사장님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같은 정비 미캐닉으로 자전거를 사랑하는 마음은 나이와는 상관없으니까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따릉이 이용고객이 급증하는 가운데 골목상권과 함께 상생하는 따릉이포가 공공자전거 수리의 한 축을 맡고 있어 수리를 전담하는 따릉이 관리소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두 사장님이 고쳐주시는 따릉이라면 언제든 믿고 즐겁게 따릉이를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서울시민은 여러분이 계시기에 오늘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따릉이를 타고 있습니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타고 있는 따릉이를 구슬땀 흘리며 수리하고 계시는 따릉이 관리소의 많은 미캐닉 여러분과 서울 각지의 따릉이포 사장님들께 서울시민을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진, 글 = 최우영 인터뷰, 진행 = 최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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