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중진담] 장애인콜택시의 라디오스타, 서비스스타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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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서울이야기꾼 | 조회수 | 6191 |
등록 부서 | 홍보마케팅실 | ||
등록일 | 2015/09/30 10:48 | ||
시민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는 우수 직원을 선정하는 서비스스타 제도, 그 두 번째 스타로 선정된 장애인콜택시 김종주 운전원. 취미활동인 인터넷방송 DJ 경험을 살려 장애인콜택시(이하 장콜)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즐거운 경험과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고 하는데 장콜 고객들에게 유명한 김종주 사우와의 생생한 라이브 인터뷰를 지금 시작해 보자.
상 받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우선, 서비스스타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한다. 이번에 서비스스타로 선정된 데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것 외에도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들었다.
서비스스타에 선정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 서비스스타로 선정된 데는 아마도 방송 덕이 크지 않을까 싶다. 1997년부터 개인적으로 인터넷 방송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DJ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음악을 선곡하고 편집을 직접하는데 장콜을 운행하면서 마치 음악방송을 하는 것처럼 장콜 이용 고객들에게 1시간 분량의 녹음 파일을 직접 만들어 라디오처럼 틀어놓는다. 우선 고객이 차량에 탑승하고 몇 분이 지나면 “5807 운전원 김종주입니다” 라는 인사 멘트와 함께 배경음악 위로 현재 장콜에서 운행되고 있는 차량은 몇 대인지 부터 장콜의 역사, 앞으로 있을 서울시 장콜 증차 소식, 그리고 고객 편의를 위해 받는 교육 내용까지 멘트를 직접 삽입해 장콜과 서울시설공단을 알리는 홍보 멘트를 하고 있다.
홍보 멘트 말고도 김종주 사우의 장콜에는 더 특별함이 있다고 들었다.
특별하다기 보다는 서울시의 경우 교통 체증도 워낙 심하고, 장콜은 일반 택시와는 달리 장애인 전용이기 때문에 이용하는 고객 분들을 위해 조금 더 기분 좋은 환경을 만들려 애쓴다.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 정보가 TRS(무전기)에 수신되면 제가 취미 활동을 하고 있는 인터넷 방송국 다른 DJ에게 미리 사연을 신청해서 고객의 사연이 방송되게끔 하곤 한다. 예를 들어 “목동 1단지 아파트에서 서울대 병원으로 가시는 김 아무개 고객님 빠른 쾌유를 빕니다. 그리고 함께 이동하시는 보호자님 용기 잃지 마시고 힘내십시오.” 라고 사연을 신청한다. 그러면 처음에는 ‘우리 동네 아파트네?’, ‘어! 내 이름이랑 똑같네’ 하며 의아해하던 고객 분이 본인을 위한 사연임을 알아채시고 감동하시곤 한다. 어떤 분들은 너무 감동하셔서 우는 분들도 계시다. 한 번은 해외 교포 한 분이 제 택시를 타고 분당까지 가면서 감동하셔서 KBS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바람에 장웅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함께하는 세상 만들기’ 에 직접 출연까지 하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는지?
한 번은 김포공항에서 아산 현대병원을 가는데, 11살 왜소증 환자와 8살 동생이 부모님과 함께 탔다. 미리 사연을 보내고 인터넷 방송이 연결된 차량 스피커에서 “아가야, 빨리 완치되거라” 라는 DJ의 멘트가 나오자 함께 타신 부모님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자기 자식을 위해 이렇게 방송을 해주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면서. 그리고 어떤 분은 방송을 듣고 우울증도 치료되었다고 하는 분도 있으시고, 번동에 사시는 분은 방송 듣는 것이 즐거워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쥐고 사신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다. 그리고 아주 예전의 일이지만 가슴 아팠던 일이 있었다. 크리스마스이브 때 였는데 콜이 왔는데 폭설이 와서 차가 갈래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콜 받고 3-4시간이 흘렀던 것 같다. 도착해보니 대학로 혜화동 로터리 우리은행 ATM 안에 고객님이 떨면서 울고 있었다. 진짜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었다. 전동 휠체어라 일반 택시를 탈 수도 없고 장콜이 아니면 이동할 수가 없는 분인데 그럴 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도 내 자신이 미워지기도 했다. 지금은 사전 예약제에서 바로 콜로 변경되어 운행이 편리해졌고 서울시, 카이스트, 장애인콜택시 이동지원처가 지난 5년 간 빅데이터를 통해 어느 시간대 어느 장소에서 콜이 발생되는지를 분석해 반경 100m~ 200m 차량을 배차하는 자동콜이 활성화 되어 평균 운행 횟수도 많이 올라가는 등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지만 그때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인터넷 방송 DJ와 장애인 콜택시의 운명적인 만남
장콜은 사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장콜 운전원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
장콜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 역시 인터넷 방송과 연관이 크다. 1987년부터 2007년 공단에 입사하기 전까지 운전 및 운수회사에서 업무 부장을 지냈다. 그리고 아까 말했듯이 1997년부터는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했는데 방송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온라인 카페를 운영했는데 카페를 통해 알게 된 근육 장애인 7명과 회원들이 함께 지리산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리산 노고단까지 그 친구들을 들것에 메고 가는 게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보통 한 명이 85kg 정도 나가는데, 16명이서 2번 씩 번갈아 가며 들것을 매고 겨우 몇 미터씩 가다 내려놓고, 또 가다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일반 자가용으로 긴 거리를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그때 일로 장애인 이동이 편리한 차량은 없을까 검색해 보다 장애인콜택시를 알게 되었다. 마침 나 역시 운송업에 종사하고 있었고,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인연인 것 같다.
장콜은 24시간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지금 야간 근무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야간에 이동하는 고객분들이 많은가?
순환제가 아닐 때는 입사해서 5년 동안은 밤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12시간 야간 근무를 했고 지금은 야간 근무를 개인적으로 더 선호하고 있다. 야간 근무는 하루 쉬고 격일제로 운영해 녹음이나 인터넷 방송 등을 준비할 수 있어 제게 더 효율적이다. 물론 지원한다고 모두 야간 근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밤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자칫 졸음 운전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무사고 베테랑 운전자만이 할 수 있다. 사실 예상하는 것보다 야간 이동이 더 많기도 하다. 장애인이 밤에 이동할 일이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장애인 역시 보통 사람들과 똑같다. 텔레마케터와 같이 직장에서 늦게 퇴근하는 사람, 제사 지내다 술 한 잔 하다 보니 늦게 귀가하는 사람들 등 그들에게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일상이 있다.
장애인콜택시 운전원. 그 특별한 이름에 부여된 사명감
장콜을 이용하시는 고객 분들에게 이런 건 좀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부분은 없나?
서비스 멘트에서도 항상 언급되는 부분이지만, 대기 시간에 대한 불만이 제일 높다. 이용을 원하는 고객은 많은데, 한정된 차량과 한정된 시간 안에 소화해야 하는 것이 항시 아쉽다. 콜을 받으면 성심성의껏 최대한 빨리 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서울시 교통 상황이 워낙 안 좋지 않은가? 장콜 특성상 과속을 할 수도 없고 밀리거나 정체가 되면 10분이 늦어지고 다음 고객은 20분이 늦어지게 되는 상황이다. 정말 죄송하지만 조금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장콜이 처음 2002년에 100대로 시작해서 지금은 약 480여대 가까이를 운영하고 있다. 5배가 증차되었지만, 이용자 수가 워낙 많다보니 한계가 있다. 사실 차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문제는 정말로 꼭 필요한 분이 이용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딸아이를 인천공항에 태워다주기 위해 본인이 왕복으로 장콜을 신청하는 일도 있었고(시외의 경우에만 장콜은 왕복이 가능하다) 전동 휠체어도 아니고 목발을 사용하는 분이 같은 4단지 405동에서 407동으로 간다고 콜을 신청하기도 했다. 휠체어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 택시도 충분히 탑승이 가능한데 말이다. 그리고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갓난아이를 둔 엄마가 신촌역에서 신촌 세브란스 병원 가는 콜을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 갓난아이를 엄마가 안고 일반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는 거리인데도 말이다. 대중교통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의 콜 때문에 꼭 장콜이 필요한 장애인이 이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 저희뿐만 아니라 이용하는 고객들의 의식 또한 다른 장애인을 조금 더 배려해야 하는 쪽으로 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무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이제 저도 나이가 들다보니 몸이 안 따라주어서 도움을 주지 못할 때 안타깝다. 원래 고객이 탑승할 때 승하차시에만 보조를 하게 되어 있는데 간혹 집까지 업어다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고객의 집에서 업고 나오다가 허리를 삐끗해서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기도 하다. 산재처리를 할 수도 없다. 가끔은 가족이나 지인들이 옆에 있으면서도 운전원에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힘도 힘이지만, 집까지 고객을 모실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연 시간이 늘어나서 도와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때가 많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서비스 마인드가 요구되는 것 같다.
당연하다. 이 직업은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지 못하면 할 수 없다. 일반 택시 기사처럼 생각해 운전만 하겠다고 지원하면 큰 오산이다. 또, 마음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똑같이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먼저 자세를 낮추어야 고객과의 민원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저도 말 한마디라도 실수하지 않으려고 늘 신중하게 생각하고 조심한다. 장애인콜택시 운영처에서는 운전원을 대상으로 상, 하반기로 여러 서비스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데 한 예로, 승하차 시 휠체어의 안전벨트 착용을 돕다가 고객과 불가피하게 신체 접촉이 일어날 수도 있어 성희롱 예방 교육도 사전에 받고 있다. 고객이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행동하지 않고 사전에 설명을 드리고 움직이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렇듯 특수한 상황이 많다 보니 서비스 마인드와 교육이 어느 직군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일반 시민들이 장콜을 일반 택시와 똑같다고 생각하신다.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저희의 특수한 운행 상황을 조금만 이해해주시고 비상등을 켜는 급한 상황일 때는 조금 양보를 해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인천 공항을 운행할 때 일반 택시의 경우, 갈 때는 손님에게 통행료를 받지만 빈차로 나올 때는 안 받는 것에 반해 장콜은 적용이 되지 않아 도로 요금을 고객들이 왕복으로 부담해야한다. 제도가 조금 개선되면 좋겠다. 그리도 장콜 자원봉사를 일반 분들에게 더 홍보하고 싶다. 공단 직원과 서울시 직원들은 매년 참여를 하고 있어 많이 알고 있지만 많은 시민분들이 아직 생소하신 것 같다. 안전 문제 때문에 1종 보통 면허, 택시자격증 소지자라는 다소 까다로운 기준이 있지만 1365 자원봉사 포털에서 신청하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서비스라는 단어는 참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 하지만 그 안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일 것이다. 장애인콜택시 운전원이라는 평범하지 않는 본연의 업무는 물론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남모르게 부단히 노력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장애라는 아픔과 세상의 따가운 시선을 어루만져 주기 위해 지금까지 계절에 맞게 또 시시때때로 170회 이상 녹음 파일을 만들었다는 그. 장콜의 라디오스타라는 그의 이름 옆에 서비스스타라는 이름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중진담은 차를 마시는 중에 나오는 진심 담긴 담소를 담은 인터뷰 시리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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