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버려진 자원을 예술로 되살리는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流) 1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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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서울이야기꾼 | 조회수 | 5890 |
등록 부서 | 홍보마케팅실 | ||
등록일 | 2015/11/06 11:40 | ||
복원 10주년을 맞은 청계천, 그리고 버려진 자원을 예술로 되살리는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流) 1탄
글/ 사회적기업 위누 사진/ 사회적기업 위누 제공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런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예술, 하지만 무(無)의 상태보다 더 어려운 버려지는 물건(쓰레기)에 예술적 가치를 더해 새로운 ‘작품’으로 재 탄생시킨 업사이클링 아트 100여 점이 청계천에 모였다. 올해로 복원 10주년을 맞은 청계천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시시설공단과 사회적기업 위누, 서울시가 기획한 청계천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流)>가 바로 그 현장.
*업사이클(Upcycle)이란 ‘업그레이드'와 '리사이클'의 합성어로, 버려지는 물건에 예술적 가치를 더해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뜻한다.
1937년 청계천이 처음 복개를 시작한 지 68년 만인 2005년 10월1일. 마침내 청계천에 다시 '맑은 물'이 흐르기 시작하고 청계천은 지난 10년간 도심 속 시민들의 소중한 쉼터가 되었다.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는 그런 도심 속 오아시스 청계천에 예술 감성을 채우는 축제의 장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먼저 지난 8월~9월 사전 진행된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30여명의 예술가의 대표 작품을 사진으로 만나보며 페스티벌을 뒤돌아보고자 한다!
청계광장에 설치되어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았던 전병철 작가의 <쏘가리-궐>
<쏘가리-궐>은 쏘가리의 한자음인 '궐(鱖)'이 궁궐의 '궐(闕)'과 같은 것을 착안해 쏘가리를 탄 캐릭터의 모습을 통해 입신양면에 대한 맹신을 풍자한 작품. 다 쓴 포장박스로 전통예술형식을 반영해 만든 조형 작품으로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을 더한 후 청계천 공중에 띄워 청계천 위를 나는 물고기의 모습을 형상화해 사람들의 시선을 단 번에 사로잡았다.
청계천에 나타난 도베르만
버려진 LP판을 사용해 만든 조형물 <도시의 도베르만>은 업사이클 아티스트로 유명한 엄아롱 작가의 작품. 엄아롱 작가는 도시를 숲이라고 생각하며 도시를 여행하고 채집하여 숲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에 작업의 초점을 맞추는데 도시의 잔해물 페트병이나 LP판 같은 파편을 모아 파도, 고릴라, 고래, 개와 같은 동물의 형상을 작품으로 만들고 있다.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자연스러운 코끼리
스테인리스 스틸 골조로 여백과 투명성이 느껴지는 도시의 짐을 짊어진 낙타와 도시를 순회하는 코끼리 가족은 조영철 작가의 작품. 사실 낙타와 코끼리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 아닌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자연 속 짐승들이지만 작품을 보고 있으면 그 주변과 자연스럽게 동화돼서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 보는이에게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도시의 삭막함 속에 대자연의 생명력을 불러일으켜주는 조영철 작가의 작품은 우리에게 자연에 대한 이해와 고민의 지점을 선사하고 있는 것 같다.
실패가 아닌 새로운 시작! 색색의 골프공
광통교 다리 아래 색색으로 칠해진 골프공 <아웃 오브 바운드 (OB)> 작품은 그늘 진 다리 아래를 환하게 밝혔주었는데 작가는 골프장을 벗어난 골프공의 모습에서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결과물, 즉 '실패' 의 의미를 발견하고 버려진 골프공에 형형색색 옷을 입히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의미와 목적을 부여했다. 실패란 열등한 것이 아닌 다른 방향의 시도, 출발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우리들에게 작은 위로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가까이 가서야 고개를 끄덕이게 한 광교 갤러리의 찬란했던 그, 돼지.
멀리서 보면 멋진 금속 조각 작품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 보면 버려진 스테인리스 밥그릇, 냉면그릇, 숟가락이 빈 틈을 가득 채운 이송준 작가의 작품. <그들의 꿈 – 돼지>는 빈 공간을 계속 채워가며 완성되는 작품처럼 완전체가 아니기에 자신에게 결핍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을 채우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과 노력이 작품과 오버랩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작품.
100여개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청계천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의 대표 작품들을 소개해봤다. 직접 현장에서 작품을 마주했을 때의 감성을 글로 다 전할 순 없는 것 같아 아쉽지만 대표 작품들을 통해 청계천 페스티벌류를 조금 느껴보실 수 있었길 바란다. 이번 페스티벌은 무엇보다 순수미술부터 디자인,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업사이클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왔던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가 되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설치 작업들을 만날 수 있는 화이트 큐브 전시장은 극히 드물고 야외 공간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업사이클링 예술가들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업사이클링의 새로운 흐름(流)을 만드는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흐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바로 복원 10주년을 맞는 청계천이었던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업사이클 페스티벌류가 도심 속 오아시스 청계천의 예술 감성을 채우는 축제의 장으로 계속 이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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